식어버린 두 번째 도시락과 밤 10시의 공기,79년생인 우리가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를 다시 보는 이유 어제 밤, OTT 리스트를 뒤적이다 1989년작 〈죽은 시인의 사회〉를 다시 꺼냈습니다. 화면 속 웰튼 아카데미의 엄격한 교정을 보는데, 갑자기 1997년 고등학교 교실 냄새가 확 끼치더군요. 쉬는 시간마다 삐삐 사서함을 확인하러 공중전화로 뛰어가고, 두 번째 도시락의 식은 밥을 꾸역꾸역 삼키며 밤 10시까지 야간 자율학습을 견디던 그 시절 말이죠. 그때 우린 학교에서 영화 한 편 볼 여유조차 없었습니다. 그저 대학이라는 보이지 않는 종착역을 향해 달리는 열차 칸에 나란히 앉아 있었을 뿐이죠. 40대 중반이 된 지금, 2026년의 더 치열해진 입시 지옥을 사는 내 아이 곁에..
"아빠, 아빠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길을 잃은 가장에게 영화 어바웃 타임이 들려준 답신살다 보면 그런 날이 있습니다. 내가 짊어진 '가장'이라는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기보다는 그저 누군가에게 길을 묻고 싶은 그런 날요. 저는 그럴 때마다 습관처럼 하늘을 봅니다. 이미 세상을 떠나신 아빠를 떠올리며 마음속으로 조용히 읊조리죠. "아빠, 아빠라면 이럴 때 어떻게 하셨겠어요? 제발 길 좀 알려주세요." 오늘 소개할 영화 〈어바웃 타임〉은 저처럼 아빠의 빈자리를 그리움으로 채우며 사는 모든 어른 아이들에게, 하늘에서 날아온 다정한 답장 같은 작품입니다.영화의 주인공 팀(도널 루슨)은 21살이 되던 날, 아버지(빌 나이)로부터 가문의 놀라운 비밀을 듣게 됩니다. 바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평소 무뚝뚝하던 신랑이 연신 눈물을 훔쳤습니다.영화 '국제시장'과 일찍 돌아가신 아버님 이야기 어느 주말 저녁, 신랑과 나란히 앉아 영화 〈국제시장〉을 봤습니다. 사실 몇 번이나 TV에서 해줬던 영화라 전 그냥 가벼운 마음이었거든요. 그런데 중반쯤 지났을까요? 옆에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리기에 돌아보니, 평소 감정 표현이 거의 없던 무뚝뚝한 신랑이 연신 휴지로 눈물을 닦고 있더라고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일찍부터 가장의 무게를 짊어지느라 남들 앞에서 한 번도 약한 모습을 안 보이던 사람이었는데... 그날 밤, 젖은 휴지 더미를 보며 저는 우리 신랑의 마음속에 살고 있는 '어린 소년'과 그 소년이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아버지'를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
야, 너두 주인공이었어...79년생 아재가 영화 써니 보고 소주 한 잔에 쓴 고백 어제 퇴근길에요, 편의점에서 무심코 '썬칩' 한 봉지를 샀거든요? 근데 그 봉지 딱 뜯는 순간 나는 짭조름한 냄새가... 아, 진짜 신기하게 1995년 고등학교 교실 뒷자리를 확 데려다 놓더라고요. 삐삐 사서함에 '1004' 번호 하나 찍히면 하루 종일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던 그때 말이죠. 79년생인 저한테 영화 〈써니〉는 그냥 영화가 아니었어요. 뭐랄까, 서랍 깊숙이 처박아둔 낡은 사진첩을 들켜버린 느낌? 참 묘하더라고요. 솔직히 줄거리야 뭐 특별할 거 있나요. 전학 온 어리바리 나미가 학교 짱 춘화네 팀에 끼어서 '써니'라는 이름으로 뭉치는, 우리 누나들이나 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