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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담보〉 - 진짜 가족은 피가 아니라 시간이 만든다

가족이란 대체 뭘까요. 같은 성을 쓰는 사이? 명절에 모이는 사람들? 법적으로 등록된 관계?영화 〈담보〉(2020, 강대규 감독)를 보고 나서 이 질문에 대한 제 답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가족은 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닙니다. 시간과 마음이 만들어내는 관계입니다.빚 대신 아이를 받아온 두 남자두식(성동일)과 종배(김희원)는 사채업자입니다. 돈 받으러 갔더니 채무자가 현금 대신 9살짜리 딸 승이를 내밀어요. "돈 만들 때까지만 맡아주세요." 황당한 설정이죠. 사채업자 두 명이 어린아이를 맡게 되다니. 코미디 설정인 것 같으면서도, 이 영화는 거기서 예상치 못한 곳으로 향합니다.처음에 두식은 승이를 짐짝 취급합니다. 밥도 대충 사주고, 잠도 대충 재우고, 빨리 이 귀찮은 상황이 끝나기만을 ..

국내영화 2025. 11. 10. 07:30
세상이 끝나도 가족은 끝나지 않는다 - 영화 〈반도〉 이야기

만약 내일 세상이 끝난다면, 당신은 누구의 손을 잡을 건가요?갑자기 뜬금없는 질문이라고 느끼실 수 있어요. 그런데 영화 〈반도〉(2020, 연상호 감독)를 보고 나면 이 질문이 뜬금없지 않게 됩니다. 오히려 영화가 끝난 후에도 한참 동안 이 질문이 머릿속에서 맴돕니다.〈반도〉는 〈부산행〉 이후 4년, 좀비 바이러스로 완전히 폐허가 된 한반도를 배경으로 합니다. 강동원이 연기하는 전직 군인 정석은 4년 전 탈출 과정에서 누나와 조카를 잃었습니다. 그 죄책감을 안고 홍콩에서 난민으로 무기력하게 살아가고 있죠. 그러다 거액이 든 트럭을 회수하면 큰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다시 죽음의 땅에 발을 들입니다.좀비보다 더 소름 끼쳤던 존재솔직히 좀비 장면은 예상했던 수준이었습니다. 부산행에서 이미 연상호 감독의 ..

국내영화 2025. 11. 8. 00:38
〈기생충〉 vs 〈더 플랫폼〉 - 계급을 다루는 두 가지 방법

2019년에 공교롭게도 계급 불평등을 다룬 영화 두 편이 나왔습니다. 하나는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고, 다른 하나는 스페인에서 건너온 갈데르 가스텔루우루티아 감독의 〈더 플랫폼〉입니다. 둘 다 "위에 사는 사람과 아래에 사는 사람"의 이야기인데, 같은 주제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풀어냅니다. 두 영화를 비교하면서 보면 훨씬 재미있어서, 이번 글에서는 나란히 놓고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반지하와 대저택 — 기생충이 그리는 계급기택(송강호) 가족은 반지하에 삽니다. 창문 절반이 지하에 묻혀 있어서 해가 잘 안 들어오고, 비가 오면 하수구 냄새가 올라옵니다. 와이파이도 윗집 것을 훔쳐 쓰고, 피자 박스를 접는 아르바이트가 이 가족의 주 수입원이에요.반면 박 사장(이선균) 가족의 ..

국내영화 2025. 11. 4. 21:28
<살인의 추억〉 마지막 장면, 봉준호는 왜 카메라를 정면으로 돌렸을까

이 글은 결말부터 시작합니다.비 오는 날, 논밭 사이 좁은 수로. 중년이 된 형사 박두만이 수로 뚜껑을 들여다봅니다. 과거에 시체가 발견됐던 바로 그 장소예요. 근처를 지나가던 어린 소녀가 "아저씨 뭐 해요?"라고 묻고, 박두만은 예전에 어떤 사람이 여기를 들여다봤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습니다. "어떻게 생겼대요?"라고 물으니, 소녀는 대답합니다. "그냥... 보통 사람이요."그리고 송강호가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봅니다. 그 눈빛. 이 영화를 한 번이라도 보신 분이라면, 그 몇 초의 눈빛을 절대 잊지 못할 겁니다.이 영화가 실화라는 사실이 주는 무게〈살인의 추억〉(2003, 봉준호 감독)은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도 화성에서 일어난 연쇄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합니다. 10명의 여성이 피해를 당했고,..

국내영화 2025. 11. 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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