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사랑에 빠진다는 게 가능할까요?넷플릭스에서 Her를 봤습니다. 2013년 개봉한 영화니까 벌써 10년이 넘었네요. 요즘 ChatGPT니 AI니 하는 얘기가 많아서 문득 생각나서 다시 틀어봤는데요. 10년 전 영화가 지금 보니까 더 소름 돋더라고요. 이 영화가 예언한 미래를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것 같아서요.영화는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한 테오도르라는 남자 이야기입니다. 이 사람은 직업이 좀 특이해요. 다른 사람을 대신해서 손편지를 써주는 회사에서 일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사람의 사랑 편지는 잘 쓰면서 정작 자기 인생은 엉망이에요. 아내와 이혼 절차 중이고, 혼자 사는 집에서 게임만 하면서 우울하게 살아갑니다.그러던 어느 날 새로운 인공지능 운영체제 OS1이 출시됩니다. 테오도르는 호기심에 이..
씽크홀, 결론부터 말하면 볼만합니다주말에 넷플릭스를 뒤적거리다가 '씽크홀'을 봤습니다. 2021년 영화니까 벌써 몇 년 됐네요. 한국 재난 영화는 솔직히 기대를 안 하고 보는 편인데, 씽크홀은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차승원이 나온다길래 일단 틀어봤는데, 보고 나서 생각이 든 게 제가 집 계약할 때 지반 같은 건 한 번도 안 따져봤거든요. 이 영화를 보고 나니까 괜히 불안해지더라고요.영화는 차승원이 11년 동안 악착같이 모은 돈으로 500세대 대단지 아파트를 사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초반부터 온 가족이 신나서 집들이를 준비하는데, 보는 저도 흐뭇했습니다. 학군이 좋다고 자랑하고, 지하철역이 가깝다고 얘기하는 모습이 딱 우리 주변에서 볼 법한 평범한 가장의 모습이었어요. 저는 지금 전세를 살고 있는데, 저 ..
98학번이 다시 꺼내본 영화 '클래식', 왜 우리는 아직도 빗속을 달릴까? 요즘 OTT에 볼 게 넘쳐나지만, 가끔은 화질도 좀 떨어지고 유치해도 심장이 몽글몽글해지는 그런 영화가 당길 때가 있습니다. 저 같은 98학번들에게는 영화 '클래식'이 딱 그런 작품이죠. 2003년 초에 개봉했으니 벌써 20년이 훌쩍 넘었네요. 그때 극장에서 팝콘 먹으며 찔찔 짜던 기억이 생생한데 말이죠. 1. 손예진의 리즈 시절, 그리고 말도 안 되는 1인 2역 사실 이 영화는 배우 손예진의, 손예진에 의한, 손예진을 위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과거의 주희와 현재의 지혜를 동시에 연기하는데, 이게 전혀 어색하지 않아요. 60년대 교복을 입은 주희는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첫사랑의 정석..
"너, 목사 사모님 할 수 있어?"98학번의 찡한 첫사랑과 영화 건축학개론 얼마 전 운전하다 라디오에서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이 흘러나오는데, 그 첫 피아노 반주가 귀에 닿자마자 가슴이 찡~ 하더라고요. 🎹 98학번이었던 대학 새내기 시절, 우리 모두 김동률의 그 깊은 목소리에 취해 누구나 한 번쯤은 '전생에 대단한 사랑을 했던 비운의 주인공'인 척했었잖아요. 저에게 영화 〈건축학개론〉은 아련한 추억이라기보다, 맞아, 저때 나도 저렇게 바보 같았지! 하며 혼자 피식 웃게 되는 흑역사 자서전 같은 영화입니다. 영화는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만난 스무 살의 승민(이제훈)과 서연(수지)이 15년 뒤에 다시 만나 함께 집을 지어가는 이야기입니다. 포스터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