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이 비극인 줄 알았는데, 코미디였다.조커의 광기 뒤에서 우리 엄마의 슬픈 미소를 보았다 지하철을 타고 퇴근하던 길이었습니다. 건너편에 앉아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한 남자를 보며 사람들은 인상을 찌푸리며 자리를 옮기더군요. 그 남자의 눈을 우연히 마주쳤을 때, 저는 공포보다 지독한 슬픔을 읽었습니다. '저 사람도 누군가에겐 소중한 아들이었을 텐데, 왜 세상은 저를 투명인간 취급할까?' 그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 무렵, 저는 영화 〈조커〉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화려한 히어로물 뒤에 숨겨진 한 남자의 처절한 몰락... '빽'도 없고 희망도 없는 우리 시대의 아서 플렉들이 던지는 비명을 깊이 있게 다시 읽어보려 합니다. 영화 〈조커〉는 우리가 익히..
3분 16초 만에 살인자가 되었다.'빽' 없는 우리가 조작된 세상에 던지는 처절한 반격 뉴스를 보다 보면 가끔 소름 끼치는 순간이 있습니다. 명백한 알리바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권력의 손짓 한 번에 인생이 송두리째 파괴되는 이들의 소식을 접할 때죠. 영화 〈조작된 도시〉는 그런 우리의 막연한 두려움을 가장 화려하고도 잔인한 방식으로 구현해낸 작품입니다. 극장 문을 나설 때 느껴졌던 그 지독한 몰입감과 시스템을 향한 끓어오르는 분노... 오늘 저는 이 거대한 거짓의 도시에서 평범한 우리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 그 처절한 생존의 기록을 다시 읽어보려 합니다. 영화의 도입부는 시각적 쾌감으로 관객의 넋을 빼놓습니다. 미래의 전장을 방불케 하는..
눈먼 침술사가 목격한 왕의 비밀,유해진의 얼굴이 이토록 무서웠나? 적막한 금요일 밤, 거실 불을 모두 끄고 오직 TV 화면에만 집중해 보았던 영화 '올빼미'는 저에게 기분 좋은 배신감을 안겨준 작품이었습니다. 평소 옆집 아저씨처럼 친근했던 유해진 배우가 왕의 옷을 입고 화면에 등장하는 순간, 저는 소름이 돋아 숨을 죽일 수밖에 없었거든요. "내가 알던 그 유해진이 맞나?" 싶을 정도로 낯선 그 광기 어린 얼굴... 영화가 끝나고 불을 켰을 때, 눈앞의 환한 세상이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그 지독한 어둠의 서사에 깊이 빠져들었던 기억을 남겨봅니다. 영화는 인조실록에 기록된 소현세자의 죽음을 모티브로 한 '팩션(Faction)' 사극입니다. 세자..
초1 딸아이와 맞춘 주토피아 퍼즐,그 속에 담긴 우리들의 소중한 꿈 누구에게나 영화 한 편에 얽힌 특별한 추억은 하나씩 있기 마련이죠. 저에게 2016년에 개봉한 주토피아는 우리 큰딸과의 기억 그 자체입니다.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던 우리 딸이 얼마나 좋아했는지, 극장을 나오자마자 주토피아 포스터가 그려진 퍼즐을 사달라고 조르더군요. 집에 오자마자 거실 바닥에 엎드려 그 작은 고사리손으로 수백 피스의 퍼즐을 뚝딱 완성해내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아빠, 나도 주디처럼 뭐든지 될 수 있지?"라고 묻던 아이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이 영화가 아이에게 단순한 만화 이상의 세상을 보여주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영화는 누구나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