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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유명해서 오히려 못 보고 있었습니다
쇼생크 탈출을 이제야 봤습니다. 1994년 영화인데 이제야요. 미룬 게 아니에요. 정확히 말하면 아껴뒀습니다. 맛있는 음식 맨 나중에 먹으려고 남겨두는 것처럼요. 너무 유명한 영화라서 오히려 보기가 두려웠어요. 이거 보고 실망하면 어쩌지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IMDb 30년째 1위, 사람들 다 최고라고 하는 영화. 기대가 너무 크면 실망도 크잖아요. 그래서 계속 미뤘어요. 오늘 봐야지, 이번 주말엔 봐야지 하면서 몇 년이 지났습니다.
결국 봤습니다. 그리고 후회했어요. 왜 이걸 이제 봤냐고요. 더 일찍 볼걸 하는 후회요. 아껴두길 잘했다는 생각이랑 왜 이렇게 오래 아꼈냐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 해볼게요.
※ 스포일러 주의: 결말까지 전부 다룹니다
기대가 너무 크면 실망한다는 말은 틀렸습니다
영화 보기 전에 걱정이 있었어요. 너무 유명한 영화는 기대치가 올라가서 막상 보면 별거 없는 경우가 있거든요. 주변에서 다들 최고라고 하면 그래 얼마나 좋길래 하면서 삐딱하게 보게 되는 거 있잖아요.
쇼생크는 달랐습니다. 30분 지나니까 그런 생각 없어졌어요. 그냥 빨려 들어갔어요. 기대치 같은 거 생각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명작이라고 불리는 데는 이유가 있구나 싶었어요.
스티븐 킹이 이런 소설을 썼습니다
쇼생크 탈출 원작이 스티븐 킹 소설이에요. 1982년에 쓴 중편 소설입니다. 제목이 리타 헤이워스와 쇼생크 탈출이에요. 스티븐 킹 하면 공포 소설인데, 이 소설엔 귀신도 없고 살인마도 없어요. 그냥 감옥에서 희망 잃지 않으려는 사람 이야기입니다.
나중에 원작 소설도 찾아 읽었는데, 영화가 원작보다 더 좋다는 말 처음으로 이해했어요. 스티븐 킹이 이 영화 각색을 극찬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원작 읽어보면 왜 그런지 알 것 같아요. 영화가 원작의 감동을 더 크게 만들었거든요.
쇼생크 탈출 줄거리 - 억울한 사람이 감옥 갑니다
앤디 듀프레인(팀 로빈스 분)은 은행 부지점장입니다. 아내가 바람 피웠어요. 아내랑 그 남자가 총 맞아 죽습니다. 앤디가 범인으로 몰려요. 증거는 정황뿐이에요. 근데 유죄 판결 납니다. 종신형이에요.
무고한 사람이 감옥 가는 거잖아요. 영화 시작부터 억울해요. 관객이 앤디 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억울함을 안고 쇼생크 교도소에 들어갑니다.
레드를 만납니다
모건 프리먼이 연기한 레드가 앤디 친구가 됩니다. 레드는 교도소 안에서 뭐든 구해주는 사람이에요. 수십 년 복역한 교도소 베테랑입니다. 희망 같은 거 오래전에 버렸어요.
앤디가 레드한테 작은 암석 해머 하나 구해달라고 해요. 레드가 생각합니다. 저걸로 뭘 하려고, 탈출하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냥 구해줍니다. 이게 나중에 어떻게 되는지 영화 보면 소름 돋아요.
앤디가 감옥에서 한 일들
앤디는 감옥에서 그냥 살지 않습니다. 은행 일 하던 사람이라 숫자에 밝아요. 간수들 세금 신고를 도와주기 시작합니다. 소문이 퍼져서 간수들이 줄을 서요. 앤디 덕분에 세금 환급 받는 간수들이 생깁니다.
나중엔 교도소장 돈세탁까지 도와줍니다. 이용당하는 거 알면서도 해요. 자기 계획이 있으니까요. 뭔지는 끝에 가서 알게 됩니다.
도서관을 만드는 6년
앤디가 주 정부에 편지를 보냅니다. 교도소 도서관 만들게 지원해달라고요. 매주 한 통씩 보냅니다. 답장 없어요. 그래도 보냅니다. 6년 동안 꾸준히요.
결국 지원금이 나옵니다. 책이랑 음반들이 옵니다. 앤디가 레코드판 하나를 발견해요. 모차르트 오페라예요. 앤디가 방송실에 들어가서 문 잠그고 전체 방송으로 틀어버립니다.
마당에 있던 죄수들이 멈춥니다. 다들 하늘 올려다봐요. 음악이 교도소 전체에 퍼집니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아요. 이 장면에서 눈물 날 뻔했습니다. 아름다운 것이 이렇게 사람을 멈추게 만든다는 게요.
모건 프리먼 목소리가 영화를 완성시킵니다
쇼생크 탈출 하면 모건 프리먼 목소리가 생각납니다. 영화 전체에 레드 나레이션이 깔려요. 낮고 깊은 목소리예요. 듣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레드가 앤디 처음 본 날 말합니다. 저 사람 돌아보지 않고 들어오더군요. 마치 소풍 나온 사람 같았습니다. 이 나레이션 하나에 앤디라는 사람이 다 담겨요. 말 몇 마디로 캐릭터 전부를 보여주는 게 신기했어요.
희망이 위험하다는 말
레드가 앤디한테 말합니다. 희망은 위험한 거야. 희망 품으면 더 힘들어. 포기하는 게 편해. 레드가 수십 년 감옥 생활로 배운 거예요.
앤디가 대답합니다. 희망은 좋은 거야. 좋은 건 절대 사라지지 않아. 같은 상황인데 두 사람 생각이 완전히 달라요. 누가 맞을까요. 영화 끝까지 보면 알게 됩니다.
교도소장 노턴 - 성경 외우는 악당
교도소장 노턴이 영화 최고 악당입니다. 성경 구절 달달 외워요. 겉으로는 독실한 신자예요. 근데 속은 완전히 썩었습니다. 죄수들 부려먹어서 돈 벌고, 불편한 사람은 없애버려요.
앤디가 무고하다는 증거가 나옵니다. 교도소에 새로 들어온 죄수가 진짜 범인을 알고 있어요. 앤디가 교도소장한테 말해요. 재판 다시 받을 수 있다고요. 노턴이 그 죄수를 없앱니다. 앤디 풀려나면 자기 비리 들킬까봐요.
이 장면에서 진짜 화났어요. 손에 땀 쥐었습니다. 이렇게까지 나쁜 놈이 있나 싶었어요.
19년 만의 탈출 - 소름 돋는 장면
앤디가 탈출합니다. 어떻게 했을까요. 암석 해머로 벽을 팠어요. 19년 동안요. 매일 밤 조금씩 조금씩요. 포스터 뒤에 숨겨서 아무도 몰랐습니다.
탈출 당일 밤 천둥 번개 치는 날이에요. 앤디가 하수구 파이프로 기어갑니다. 레드 나레이션에서 500야드라고 했어요. 냄새 나고 좁고 더럽습니다. 끝까지 기어가서 강물로 떨어져요.
비 맞으며 두 팔 벌리는 장면
앤디가 강물에서 나옵니다. 비가 쏟아져요. 앤디가 두 팔 벌립니다. 하늘 향해서요. 그냥 서 있어요. 비 맞으면서요.
이 장면이 영화 역사에 남는 명장면입니다. 말 한마디 없어요. 음악도 없어요. 비 맞는 앤디만 있어요. 근데 그게 그렇게 벅차요. 19년의 무게가 그 장면 하나에 담겨 있습니다. 저도 모르게 잘됐다 했어요.
교도소장이 벌받는 장면 - 통쾌합니다
탈출하고 나서 앤디가 은행을 돌아다닙니다. 교도소장 노턴 명의 가짜 계좌에서 돈 다 빼요. 노턴 비리 증거를 신문사에 보냅니다. 노턴이 체포되려는 순간 자살해요.
이 장면이 원작에는 거의 없는 내용이에요.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이 영화에서 추가했습니다. 덕분에 카타르시스가 훨씬 커졌어요. 나쁜 놈이 벌받는 거 보고 싶잖아요. 딱 그 욕구를 채워줬습니다.
레드가 가석방 됩니다 - 가장 짠한 장면
레드가 드디어 가석방 됩니다. 수십 년 만에요. 근데 나가기가 더 무서워요. 너무 오래 있었거든요. 슈퍼마켓 직원 됐는데 화장실 가려면 허락 구합니다. 오랜 수감 생활이 몸에 밴 거예요.
이 장면이 생각보다 오래 마음에 남았어요. 감옥 밖이 더 두려운 사람. 자유가 주어졌는데 자유를 못 누리는 사람. 안타까웠습니다.
앤디가 남긴 쪽지
레드가 앤디가 남긴 쪽지를 찾아갑니다. 돌 밑에 숨겨놨어요. 돈이랑 편지가 있습니다. 멕시코 해변 도시 지와타네호에서 만나자는 거예요. 레드가 결심합니다.
가석방 조건 어기는 거예요. 잡히면 다시 감옥이에요. 근데 갑니다. 두려움보다 희망이 이겼습니다. 앤디가 말했잖아요. 희망은 좋은 거라고요.
마지막 장면 - 평생 잊히지 않습니다
레드가 멕시코 가는 버스 탑니다. 해변이 나옵니다. 앤디가 배 손질하고 있어요. 레드가 걸어옵니다. 앤디가 돌아봅니다. 둘이 걸어가서 끌어안아요. 카메라가 위로 올라가면서 해변 전체가 보여요.
영화 끝납니다. 한동안 멍하게 있었어요. 이게 뭐지, 왜 이렇게 좋지 싶었습니다. 눈물 났어요. 슬퍼서가 아니에요. 그냥 좋아서요. 좋아서 눈물 나는 영화가 얼마나 있겠어요.
왜 개봉 당시엔 망했을까
신기한 게 쇼생크 탈출이 개봉 당시 흥행 실패했어요. 제작비도 못 건졌어요. 그 해 경쟁작이 너무 강했거든요. 포레스트 검프, 라이온 킹, 펄프 픽션이 같은 해 개봉했어요. 거기에 치인 겁니다.
비디오 출시되고 나서 입소문이 퍼졌어요. 빌려본 사람들이 야 이거 진짜 좋아 꼭 봐 하면서요. 그러다 인터넷 시대 되면서 IMDb 별점 사이트 생겼고 1위 됩니다. 그 이후 30년 동안 1위예요. 이런 영화 없습니다.
시간이 검증한 영화입니다
저처럼 오래 아껴둔 사람이 많을 거예요. 너무 유명해서 나중에 봐야지 하다가 몇 년 지난 사람들이요. 근데 생각해보면 그게 이 영화 힘입니다. 30년이 지나도 아껴두고 싶은 영화라는 거잖아요.
최신 영화들은 개봉하고 한 달 지나면 얘기 안 해요. 쇼생크는 달라요. 지금도 처음 본 사람들이 왜 이제 봤지 하면서 얘기합니다. 30년 전 영화인데요. 이게 진짜 명작 아닐까요.
아껴뒀다가 본 게 맞습니다
영화 보고 나서 이런 생각 들었어요. 아껴뒀다가 본 게 맞는 것 같다고요. 더 어렸을 때 봤으면 이만큼 느꼈을까 싶어요. 살면서 억울한 일 겪어보고, 포기하고 싶었던 적 있고, 희망이 사치인 것 같은 순간도 있었는데요. 그런 경험들이 쌓이고 나서 보니까 앤디가 더 크게 다가왔어요.
19년 동안 포기 안 한 사람. 억울하게 감옥 갔는데도 분노에 에너지 쓰지 않고 할 수 있는 걸 한 사람. 그게 얼마나 어려운 건지 이제는 알 것 같았어요.
아직 안 보신 분들께
저처럼 아껴두신 분들 있을 거예요. 너무 유명해서 기대치 올라가는 게 싫어서 미루는 분들이요. 봐도 됩니다. 기대를 배신하지 않아요. 오히려 기대보다 좋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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