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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만나는 사람 얼굴을 보게 됩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을 보면 자연스럽게 얼굴을 살피게 됩니다. 눈매가 어떤지, 눈썹 모양이 어떤지, 얼굴 형태가 어떤지요. 관심이 생겨서 관상 책도 사서 읽어봤어요. 읽다 보니 신기하게 맞는 부분이 꽤 있더라고요. 그래서 관상이라는 영화 개봉 소식 들었을 때 바로 봐야겠다 싶었습니다.

    2013년 개봉해서 913만 관객을 모은 이 영화는 송강호가 조선 최고 관상쟁이로 나오는 사극이에요. 관상에 관심 있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일반 관객이랑 다르게 보이는 부분이 많습니다. 배우 얼굴 하나하나 뜯어보면서 보게 돼요. 오늘은 그 이야기 같이 풀어볼게요.

    ※ 스포일러 주의: 결말까지 전부 다룹니다

    관상학이 생각보다 진지한 학문입니다

    관상 책 읽으면서 처음엔 그냥 미신이겠거니 했어요. 근데 읽을수록 체계가 있더라고요. 얼굴 각 부위마다 의미가 있어요. 이마는 초년 운, 눈은 중년 운, 코는 재물, 입은 말년 운 이런 식이에요. 마의상법이라는 관상 책이 조선시대부터 있었는데 지금도 무속인들이 참고한다고 합니다.

    더 놀라운 건 조선 왕실에서 관상을 진지하게 활용했다는 거예요. 관상감이라는 관청이 실제로 있었습니다. 천문, 지리, 관상 담당하는 국가 공식 기관이에요. 왕이 신하 등용할 때 관상 봤다는 기록도 있고, 혼인 상대 고를 때도 관상 봤다고 해요. 지금으로 치면 취업 면접에서 관상 보는 거잖아요. 황당한 것 같지만 그 시대엔 진지한 일이었습니다.

    눈썹이 그 사람을 보여줍니다

    관상 책 읽으면서 제일 흥미로웠던 게 눈썹 관상이었어요. 눈썹이 성격이랑 연결된다는 내용이에요. 눈썹이 짙고 선명하면 의지가 강하고, 눈썹이 끊기거나 흐리면 결단력이 약하다고 하더라고요.

    영화에서 이정재가 연기한 수양대군 눈썹을 보면 딱 그렇습니다. 짙고 강해요. 처음 등장하는 장면에서 눈썹만 봐도 저 사람 만만치 않겠다 싶었어요. 반대로 어린 세자 눈썹은 부드러워요. 약해 보입니다. 캐스팅에서 의도한 게 아닐까 싶었어요.

    관상 줄거리 - 천재 관상쟁이의 비극

    송강호가 연기한 내경은 조선 최고 관상쟁이입니다. 얼굴 보면 그 사람 운명이 보여요. 언제 어떻게 사는지, 어떤 사람인지 다 보입니다. 근데 가난하게 살아요. 저잣거리에서 돈 받고 관상 봐주는 일 하거든요.

    내경 능력이 소문나면서 한명회(백윤식 분)한테 발탁됩니다. 네 능력이면 권력 중심에서 일할 수 있다는 거예요. 내경이 궁으로 들어가고 세자 옆에서 일하게 됩니다. 여기서부터 비극이 시작돼요.

    수양대군 얼굴을 보는 장면

    내경이 수양대군(이정재 분) 얼굴을 처음 보는 장면이 영화 최고 명장면입니다. 내경 표정이 굳어요. 말이 없어집니다. 뭔가 봤는데 말 못 하는 거예요.

    왕이 된다, 근데 수많은 사람 피 흘리고 왕이 된다는 게 보인 겁니다. 이정재 눈빛이 진짜 소름이에요. 차갑고 계산적입니다. 관상 책에서 봤던 눈매 설명이랑 딱 맞았어요. 날카로운 눈 끝, 짙은 눈썹, 강한 인중선. 야망 있는 사람 얼굴입니다.

    배우 얼굴로 관상 맞춰봤습니다

    영화 보면서 배우들 얼굴 관상을 계속 맞춰봤어요. 관상 책에서 배운 대로요. 송강호 얼굴 보면 이마가 넓고 눈이 선합니다. 관상에서 이마 넓은 사람은 초년에 고생해도 결국 이름 난다고 했는데, 내경 캐릭터랑 맞더라고요. 가난하게 살다가 능력 인정받는 스토리잖아요.

    백윤식이 연기한 한명회는 눈 밑이 깊어요. 관상에서 눈 밑 와잠이 두터우면 생명력이 강하고 오래 산다고 해요. 실제 한명회가 그 시대 권력자 중 가장 오래 살았습니다. 세종, 세조, 예종, 성종 네 왕 다 거쳤어요. 배우 캐스팅도 관상 보고 한 거 아닐까 진짜로 생각했습니다.

    이정재 눈이 무서운 이유

    이정재 수양대군 눈을 자세히 보면 눈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어요. 관상에서 눈꼬리 올라간 눈은 강한 의지와 승부욕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지지 않으려는 성격이에요. 좋게 말하면 리더십, 나쁘게 말하면 독선입니다.

    수양대군 캐릭터랑 완벽하게 맞아요. 영화 보는 내내 이정재 눈에서 눈을 못 뗐습니다. 배우 본인 눈인데 역할이 이렇게 딱 맞을 수가 있나 싶었어요.

    이정재의 수양대군 - 실제 인물은 어땠을까

    수양대군은 실제 역사 인물입니다. 세종대왕 둘째 아들이에요. 조카 단종을 몰아내고 왕이 됩니다. 바로 세조예요. 계유정난이라는 쿠데타로 권력 잡은 거죠.

    역사 기록 보면 수양대군이 단순한 악인이 아니에요. 무예도 뛰어났고, 학문도 깊었어요. 불경 번역도 하고, 직접 전쟁터 나가기도 했습니다. 능력 있는 사람이었어요. 근데 권력욕이 엄청났습니다. 친형제들도 숙청했고, 조카 단종을 귀양 보내고 결국 죽였어요. 세종대왕 아들이 이랬다는 게 아이러니합니다.

    실제 계유정난이 더 충격적입니다

    실제 계유정난 자료 찾아봤는데 진짜 충격이에요. 수양대군이 직접 칼 들고 신하들 죽였습니다. 왕족이 직접 신하 목 베는 게 전례 없는 일이었어요. 그날 밤 궁궐이 피바다 됐습니다.

    김종서 장군도 그날 죽었어요. 여진족 막아낸 장군이요. 수양대군이 직접 쇠몽둥이로 때렸다는 기록 있어요. 역사책에서 읽을 때는 그냥 사건이었는데, 영화로 보니까 살아있던 사람들 이야기로 느껴졌습니다.

    백윤식의 한명회 - 제일 무서운 인물

    백윤식이 연기한 한명회가 영화에서 가장 무서운 인물입니다. 수양대군보다요. 수양대군은 야망이라도 있어요. 한명회는 야망도 없습니다. 그냥 살아남는 게 목표예요.

    한명회는 수양대군 쿠데타 설계자입니다. 계유정난 다 한명회가 기획했어요. 세조 즉위 후에도 권력 유지했고, 예종, 성종 때까지 살아남았어요. 파란만장한 인생입니다.

    입은 웃는데 눈은 계산합니다

    관상 책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내용이 있어요. 입이 크고 항상 웃는 사람은 사교적이고 처세술이 뛰어나다고 해요. 근데 눈이 안 웃으면 속을 모른다고 합니다. 한명회가 딱 그래요.

    백윤식 연기가 그 느낌 그대로예요. 항상 웃는데 눈은 계산하고 있습니다. 협박할 때도 웃고, 배신할 때도 웃어요. 그 웃음이 더 무서운 거예요. 나올 때마다 저 사람 이번엔 뭘 꾸미나 싶어서 긴장됩니다.

    관상의 역설 - 알아도 막을 수가 없습니다

    영화 핵심 질문이 이겁니다. 미래를 알면 바꿀 수 있을까요. 내경은 수양대군이 쿠데타 일으킬 거 압니다. 막으려 해요. 근데 막을 수 있을까요.

    내경이 세자한테 말합니다. 수양대군 조심하세요. 세자가 믿지 않아요. 숙부인데 설마 하면서요. 이게 비극의 시작입니다. 아는 것과 막는 것은 달라요.

    관상이 운명이라면 노력이 의미 없을까

    관상 책 읽으면서도 이 질문 했었어요. 관상이 운명이라면 노력이 의미 없는 걸까요. 책에서는 이렇게 말해요. 관상은 타고난 기운이고, 행동이 그 기운을 바꿀 수 있다고요. 관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거죠.

    영화 내경도 비슷합니다. 관상으로 운명 알지만 포기 안 해요. 알면서도 싸워요. 이길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요. 이게 인간적이에요. 결과가 어떻든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거잖아요. 이 부분에서 한참 생각했습니다.

    얼굴로 심리전을 합니다

    내경이 수양대군 막으려고 관상을 역으로 씁니다. 수양대군 편 신하들 얼굴 보고 저 사람 오래 못 산다, 저 사람 배신할 상이다 이렇게 흔들어요. 얼굴로 심리전 하는 거죠.

    이 장면이 진짜 흥미로웠습니다. 현대로 치면 FBI 프로파일링이에요. 상대방 약점을 얼굴에서 읽어서 공략하는 거잖아요. 관상 공부하면서 비슷한 경험 해봤어요. 상대방 얼굴 유심히 보면 그 사람도 어딘가 불안해합니다. 내 뭔가 보이나 하면서요. 내경이 그 심리를 이용한 겁니다.

    눈빛 하나로 상대를 무너뜨립니다

    내경이 수양대군 측근 신하 앞에 서서 얼굴을 봅니다. 아무 말 안 해요. 그냥 봐요. 상대방이 먼저 식은땀 흘립니다. 내 얼굴에 뭐가 보이냐 하면서 흔들려요.

    이 장면 보면서 관상을 제대로 볼 줄 아는 사람이 왜 무서운지 알겠더라고요. 말 한마디 없이 상대를 읽어낸다는 게 엄청난 무기입니다.

    송강호가 아니면 안 됩니다

    송강호 연기는 볼 때마다 감탄합니다. 관상에서도 마찬가지예요. 말보다 표정으로 연기해요. 수양대군 얼굴 보는 장면에서 대사 한마디 없이 공포를 표현합니다.

    특히 눈 연기가 대단합니다. 관상 볼 때 눈이 달라져요. 집중하는 눈이에요. 상대방 얼굴 구석구석 훑는데, 그 눈빛이 무섭기도 하고 애잔하기도 해요. 관상 책에서 고수는 눈으로 먼저 읽는다고 했는데, 내경이 딱 그래 보였어요.

    저잣거리 씬의 송강호

    초반에 내경이 저잣거리에서 관상 봐주는 장면 진짜 웃깁니다. 사람 얼굴 보고 적당히 좋은 말 해주고 돈 받아요. 과장도 하고, 사기도 쳐요. 완전 현실적이에요.

    관상 책 읽으면서도 느꼈는데, 관상이 다 맞으면 점집이 이렇게 많겠냐 싶었어요. 맞는 것도 있고 틀린 것도 있으니까 계속 찾아가는 거잖아요. 내경이 그 현실을 보여줍니다. 천재 관상쟁이도 먹고살려면 적당히 맞춰줘야 한다는 거요.

    엔딩 - 알아도 막지 못했습니다

    계유정난이 일어납니다. 내경이 막으려 했지만 실패해요. 수양대군이 왕이 됩니다. 세자도 죽고, 동료들도 죽었어요. 내경은 도망칩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내경이 한명회를 만납니다. 한명회가 웃으면서 말해요. 자네 관상 실력으로 나 못 막았잖아. 내경이 대답합니다. 당신 관상 봤어. 오래 살더군. 참 나쁜 얼굴이야.

    통쾌하지 않은 결말

    내경이 떠납니다. 권력도 없고, 지킨 것도 없어요. 이긴 게 아니에요. 그냥 살아남은 겁니다.

    이게 현실이에요. 역사에서 정의가 항상 이기지 않잖아요. 관상으로 모든 걸 알았어도 막지 못했습니다. 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달라요. 영화 보고 나서 그게 오래 마음에 남았어요.

    관상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닙니다

    관상 책 읽으면서 든 생각인데, 이게 완전히 허무맹랑한 얘기가 아닐 수 있어요. 진화심리학에서 비슷한 연구가 있습니다. 인간이 오랫동안 타인 얼굴 보면서 신뢰 여부를 판단해왔다는 거예요. 생존 본능이에요. 위험한 사람 피하려면 빨리 판단해야 하니까요.

    실제로 첫인상 연구에서 사람들이 얼굴만 보고 성격 판단하는 게 어느 정도 맞는다는 결과도 있다고 해요. 수천 년 동안 사람 얼굴 관찰해서 이런 얼굴이면 이런 성격이더라 패턴 모은 게 관상학 아닐까 싶어요. 미신이라기보다는 경험 데이터입니다.

    처음 만날 때 눈을 보게 됩니다

    관상 공부하고 나서 달라진 게 있어요. 처음 만나는 사람 눈을 더 유심히 봅니다. 눈빛이 흔들리는지, 눈 끝이 내려가는지 올라가는지, 눈썹이 짙은지 흐린지요.

    100% 맞지는 않아요. 근데 느낌이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사람이랑 오래 인연이 되겠구나, 또는 이 사람은 조심해야겠다 싶은 느낌이요. 관상이 전부는 아니지만 하나의 참고는 되는 것 같아요.

    영화 내경도 그랬을 겁니다. 얼굴이 전부가 아니라는 거 알면서도 그게 가장 빠른 판단 방법이었을 거예요.

    관상에 관심 있다면 더 재밌게 봅니다

    관상 영화는 관상에 관심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다르게 봅니다. 관심 없는 사람은 그냥 사극 영화로 봐요. 관심 있는 사람은 배우 얼굴 하나하나 분석하면서 보게 됩니다.

    관상 책 읽으신 분들이라면 더 재밌을 거예요. 저 눈썹이 그래서 저런 거야, 저 코가 그 설명이랑 맞네 하면서 맞춰보는 재미가 있거든요. 그냥 영화 보는 것보다 훨씬 몰입됩니다.

    사극 거부감 있어도 괜찮습니다

    사극 싫어하는 분들도 관상은 다르게 느낄 거예요. 관상이라는 소재 자체가 흥미로워서 계속 보게 되거든요. 역사 몰라도 이해돼요. 관상에 관심 없는 사람도 영화 보면서 배우 얼굴 유심히 보게 됩니다. 그게 이 영화 힘이에요.

    송강호, 이정재, 백윤식 세 배우가 한 화면에 나오면 눈 어디 둬야 할지 모를 정도예요. 다들 존재감이 넘쳐요. 세 배우 얼굴이 캐릭터랑 이렇게 딱 맞을 수가 있나 싶을 정도입니다. 캐스팅 디렉터가 관상 공부한 거 아닐까 진짜로 생각했어요.

    영화 보고 나서 생각이 많아집니다

    영화 보고 나서 한 가지 질문이 계속 맴돌았어요. 질 게 뻔한데도 싸우는 내경을 보면서요. 운명을 알아도 맞서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살아남는 게 맞을까요.

    쉽게 대답 못 하겠더라고요. 내경처럼 의로운 선택이 옳은 것 같지만, 살아남아야 뭐든 할 수 있다는 것도 맞아요. 관상으로 모든 걸 읽어낼 수 있어도 결국 선택은 자기 몫이라는 게 영화가 하고 싶은 말 아닐까 싶었습니다.

    관상에 관심 있는 분들한테 특히 추천합니다. 보고 나면 주변 사람들 얼굴 다시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