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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눈먼 침술사가 목격한 왕의 비밀,
유해진의 얼굴이 이토록 무서웠나?
유해진, 매번 다른 결을 그려내는 연기 천재의 재발견
진실을 보는 눈, 그리고 침묵의 무게
영화를 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인공 경수는 밤에만 세상을 볼 수 있는 '올빼미'였지만, 사실 우리 사회 역시 수많은 올빼미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입니다. 진실을 분명히 보고도 내 안위를 위해, 혹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눈을 감아버리는 것이 우리네 삶의 서글픈 생존 방식은 아닌지 성찰하게 되더군요. 영화 속에서 경수가 목숨을 걸고 "내가 봤습니다!"라고 외치는 그 짧은 순간이 그토록 묵직하게 다가온 것은, 우리 모두가 한 번쯤은 내뱉고 싶었던 양심의 절규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 세상의 눈치에 익숙해진 저의 모습도 돌아봅니다. 훗날 제 아이가 저에게 "세상은 왜 이토록 불공평해요?"라고 물을 때, 저는 과연 어떤 대답을 해줄 수 있을까요? 경수처럼 대단한 용기까지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어둠 속에서 마주한 진실을 스스로 속이지는 않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제 인생의 시간 속에서 제가 지켜야 할 것은 더 높은 자리가 아니라, 어떤 어둠 속에서도 나 자신의 영혼을 똑바로 응시할 수 있는 맑은 눈이라는 사실을 이 영화는 뼈저리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빛과 어둠, 시각적 제한이 만들어낸 사극 미학
영화 관람 후 함께 나누고 싶은 질문들
1. 실화와 허구의 경계는 어디까지인가요?
소현세자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했다는 역사적 사실에 '맹인 침술사'라는 허구의 목격자를 세워 비극성을 극대화했습니다. 실제 역사적 기록 한 줄을 이토록 흥미로운 상상력으로 채워 넣은 감독의 역량이 돋보입니다.
2. 유해진 배우의 연기 변신, 정말 성공적이었나요?
단언컨대 그의 연기 중 가장 빛나는 순간입니다. 코믹함을 완전히 지워내고 인간의 비열함과 공포를 연기한 그의 모습은 '배우 유해진'의 스펙트럼이 얼마나 무한한지 증명해 보였습니다.
3. 영화의 엔딩이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경수가 마지막에 던지는 질문은 결국 우리 모두를 향해 있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보았는가, 그리고 그 진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평범한 소시민이 거대한 권력에 균열을 내는 방식이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는 저를 도닥여주는 듯한 따뜻한 위로를 동시에 건네주는 엔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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