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영화 조커(Joker)를 처음 봤던 날이 아직도 또렷합니다. 극장 안은 이상하게도 조용했는데, 그 조용함이 영화 속 분위기와 묘하게 섞이면서 아서 플렉이라는 인물이 현실과 스크린 사이 어딘가에 걸쳐 있는 느낌을 줬습니다. 처음엔 그저 기묘하고 조금은 불편한 인물처럼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불편함은 연민으로, 그리고 나중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어떤 무거운 감정으로 뒤바뀌었습니다.
영화 조커는 단순히 한 남자가 광기로 변해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누군가가 어떻게 ‘버려지는가’를 따라가는 이야기였습니다. 아무 장치 없이, 사람 하나가 ‘고담’이라는 도시의 틈에서 조용히 미끄러져 내려가는 모습. 그리고 그 누구도 그를 붙잡아주지 않는다는 사실. 그게 이 영화의 가장 잔혹한 순간이었습니다.
- 제목: 조커(Joker)
- 감독: Todd Phillips
- 출연: Joaquin Phoenix, Robert De Niro
- 장르: 스릴러 · 드라마 · 범죄
- 개봉: 2019년
- 러닝타임: 122분
-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OTT: 웨이브 · 네이버 시리즈온 · Google TV
영화 조커는 고담의 변두리에서 살아가는 코미디언 지망생 아서 플렉의 삶을 따라갑니다. 그는 늘 웃음을 만들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정서적 무너짐 속에 서 있습니다. 복지 상담은 끊기고, 약 처방은 중단되고, 직장에서는 이용당하고, 집에서는 위로받지 못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일어난 작은 사건들이 그를 한계 밖으로 밀어내기 시작합니다. 영화는 거대한 음모 없이, 아주 작은 무관심들이 한 사람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집요하게 보여줍니다.
① “아무도 듣지 않는 사람의 웃음” — 이상하게 오래 남았던 첫 장면
극장에서 처음 조커를 봤을 때, 가장 불편했지만 오래 기억되는 건 아서의 ‘웃음’이었습니다. 그 웃음은 누가 들어도 어색하고, 때로는 공포스럽기까지 했는데… 그 안에 묘하게 슬픔이 섞여 있었습니다. 그 웃음은 기쁨이 아니라,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마지막으로 내는 신호처럼 보였습니다. 누군가 제발 자신을 오해하지 않기를 바라는 몸부림 같은 웃음.
지하철 장면에서 그 웃음이 터졌을 때, 관객석도 조용해졌습니다. 아무도 웃지 않았고, 아무도 떠들지 않았습니다. 그 웃음을 불편함으로 밀어낸 사람들은, 결국 그에게서 마지막 구조 신호마저 빼앗아갑니다.
② “그 계단을 내려가던 날” — 조커가 되어가는 과정의 기이한 아름다움
두 번째로 강하게 남은 건 ‘계단 장면’입니다. 스크린 속에서 아서가 춤을 추며 내려오는 그 순간, 저는 이상하게도 공포보다 ‘차분함’을 느꼈습니다. 오히려 이제야 이 사람이 자신의 정체성을 완전히 받아들이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폭력을 정당화하는 장면이 아니라, 오랫동안 억눌렸던 감정이 폭발하며 하나의 형태를 갖추는 장면이었죠.
③ “고담이라는 이름의 무관심” — 이 영화가 던지는 가장 큰 질문
영화 조커는 악당의 탄생을 다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 도시의 무관심이 만들어낸 필연적 비극에 가깝습니다. 복지 예산이 끊기고, 그의 일기장은 고통으로 더러워지고, 그는 점점 더 작아집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는 그 작아짐을 견디지 못하고 전혀 다른 존재가 됩니다.
영화 조커는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한 영화는 아니지만, 감독 토드 필립스는 인터뷰를 통해 “현대 사회가 개인을 얼마나 쉽게 버리는가”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습니다. 촬영지는 뉴욕·저지시티 곳곳이며, 계단 장면은 지금도 ‘조커 스텝스’라는 관광 명소가 되었습니다.
흥행은 전 세계 10억 달러를 넘겼고, 호아킨 피닉스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많은 평론가들이 ‘현대 사회의 정신 건강 문제를 가장 직접적으로 다룬 영화’라고 평가했습니다.
영화 조커를 다시 보게 된 건 몇 년이 지나서였습니다. 그때의 저는 첫 관람 때보다 조금 더 지쳐 있었고, 그래서인지 영화가 더 깊이 들어왔습니다. 첫 번째 관람에서는 아서의 변화가 단순히 ‘무섭다’ 고만 느껴졌다면, 두 번째 관람에서는 그 변화가 왜 일어났는지 조금 더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만약 이 사람에게 단 한 명이라도 제대로 된 어른이 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 질문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 Q. 조커 재관람 가치 있나요?
감정선·메시지를 다시 보면 완전히 다른 영화처럼 다가옵니다. - Q. 분위기는 어떤가요?
무겁지만 현실적인 정서가 강해 몰입도가 매우 높습니다. - Q. 실화인가요?
실화는 아니지만 현대 사회의 빈부격차·복지 단절을 모티프로 하고 있습니다.
- Warner Bros. Pictures 공식 보도자료
- KOBIS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 감독·배우 인터뷰(Variety / Hollywood Reporter)
'해외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인터스텔라(Interstellar) 리뷰|10년 전 경이로움에서 지금의 현실적 공포로… (0) | 2025.11.27 |
|---|---|
|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리뷰|엔진 소리보다 먼저 기억에 남은 건 퓨리오사의 선택 (0) | 2025.11.25 |
| 영화 <주토피아> 리뷰|시간이 지나 다시 보니 더 깊게 보였던 감정과 장면들 (0) | 2025.11.22 |
| 영화 작은 아씨들 해석|왜 지금 봐도 여전히 아름답고 눈부신 영화일까 (1) | 2025.11.15 |
| 영화 더 플랫폼 (The Platform, 2020) 리뷰 | 내려가야만 보이는 인간의 얼굴 (0) | 2025.1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