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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정재영·신하균이 함께한 영화 <굿 뉴스>. 탄생과 이별이 교차하는 하루를 통해 가족과 생명의 의미를 다시 바라보게 한 작품입니다. 죽음을 다루지만 결코 무겁지 않고, 조용한 위로로 남았습니다.

0. 영화 기본 정보와 첫인상
감독 조은지
출연 설경구, 정재영, 신하균, 이선빈
개봉 2024년 10월
장르 드라마, 블랙 코미디
OTT 2025년 현재 넷플릭스 에서 감상 가능합니다.
처음 <굿 뉴스>라는 제목을 봤을 때, 밝고 따뜻한 가족 영화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굿 뉴스’라는 단어 자체가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크린이 열리고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이 영화가 단순한 가족극이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라디오 진행자 현수(설경구)는 새 생명의 소식을 듣는 동시에 아버지의 시한부 판정을 마주하게 됩니다. 기쁨과 슬픔, 시작과 끝이 한날에 찾아오는 장면은 너무도 현실적이었습니다. 그 감정의 교차가 제 마음 깊은 곳을 건드렸습니다.
영화는 크게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대신 시선과 호흡, 그리고 침묵으로 감정을 전달합니다. 설경구 배우의 눈빛에는 수많은 감정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는 말보다 눈빛으로 아들의 복잡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아버지를 떠나보내야 하는 두려움, 새로운 생명을 맞이하는 벅참, 그리고 그 모든 감정을 감당해야 하는 한 인간의 무게가 느껴졌습니다. 그 조용한 절제 속에서 묵직한 울림이 있었습니다.
처음 관람했을 때, 관객석은 숨을 죽인 듯 조용했습니다. 누군가의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영화가 끝나고 불이 켜졌을 때 다들 말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 침묵이 이 영화의 힘이었습니다. <굿 뉴스>는 화려한 장면이나 감정의 폭발 없이도 삶의 가장 깊은 지점을 건드리는 영화였습니다. 이 작품을 보고 나면, ‘사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1. 영화가 시작되는 순간들
영화는 라디오 방송국의 아침으로 시작됩니다. 현수는 언제나처럼 청취자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당신의 하루가 누군가의 굿 뉴스이길 바랍니다.” 그 목소리엔 따뜻함이 묻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방송이 끝나자마자, 두 개의 전화가 인생을 바꿔놓았습니다. 하나는 아내의 임신 소식이었고, 또 하나는 아버지의 병원 입원 소식이었습니다. 삶의 시작과 끝이 동시에 닿은 그 순간, 현수의 표정에는 기쁨과 혼란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그의 아버지 만식(정재영)은 요양병원에서 투병 중이었습니다. 병상에서도 늘 농담을 던지는 인물이었습니다. “야, 죽는 것도 나쁘진 않아. 아침에 출근 안 해도 되잖아.” 이 대사는 웃음을 자아내지만, 동시에 마음을 아리게 했습니다. 죽음을 두려움이 아닌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태도, 그 안에서 느껴지는 인간의 여유와 따뜻함이 있었습니다. 감독은 바로 그 ‘태도’를 통해 삶의 끝자락에서도 유머와 온기가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요양원 정원에서 만식과 친구 병호(신하균)가 나누는 대화는 이 영화의 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들은 다가올 죽음을 이야기하면서도 웃었습니다. “야, 우리 내일 또 보자. 내일 없을 수도 있지만.” 그 대사는 농담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으니 지금을 감사하자’는 뜻이었습니다. 그들의 웃음 뒤에 숨어 있던 쓸쓸한 진심이 관객의 마음을 깊게 울렸습니다.
한편 현수의 집에서는 새 생명을 맞을 준비가 한창이었습니다. 아내는 아기의 초음파 사진을 보며 행복해했고, 현수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문득 아버지를 떠올렸습니다. ‘내가 태어났을 때, 아버지도 이런 마음이었을까?’ 그 생각이 들자 그는 가만히 눈을 감았습니다. 이 장면은 가족이라는 이름이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순환의 의미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영화 속 라디오 장면이었습니다. 현수는 청취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좋은 소식이든, 나쁜 소식이든 결국 우리를 조금씩 자라게 합니다.” 그 말이 스크린 너머 제 마음에도 닿았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관객에게 조용히 편지를 건네는 듯한 감정이 있었습니다.
2. 감독이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
감독 조은지는 배우로서 오랫동안 사람의 감정을 연기해 온 사람입니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삶의 빛’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조은지 감독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웃음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 말처럼 <굿 뉴스>는 결코 비극으로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영화는 끝까지 인간적인 따뜻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감독은 실제 요양병원을 여러 차례 방문하며 시나리오를 완성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노인들의 유머와 평온한 표정이 영화 속 캐릭터 병호의 기반이 되었다고 합니다. 신하균 배우의 밝은 연기는 바로 그 현실의 따뜻함을 옮겨온 결과였습니다. 그는 죽음을 앞두고도 “그래도 내일은 날씨가 좋겠지.”라며 웃었습니다. 그 한마디에 감독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삶이 끝나도 ‘내일’을 상상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인간의 위대함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설경구 배우는 아들의 시선으로, 정재영 배우는 아버지의 시선으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삶을 해석했습니다. 두 사람의 눈빛이 교차하는 장면은 대사보다 더 강렬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감정이 있었고, 그 침묵 속에서 인간의 본질이 드러났습니다. 정재영은 아버지의 존엄을, 설경구는 아들의 미안함을 연기했습니다. 그 둘의 연기는 실제 부자 같았습니다.
OST 또한 특별했습니다.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영화 전체를 감싸 안으며, 죽음조차 고요하게 느껴지게 했습니다. 음악감독 장세용은 “이 영화의 사운드는 ‘숨소리’처럼 들리길 바랐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음악이 흘러나올 때마다 마치 누군가의 심장이 천천히 뛰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삶이 멈춘 듯 보여도, 여전히 그 안에서 숨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3. 이 영화가 내게 던진 생각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가장 먼저 떠올랐던 단어는 ‘순환’이었습니다. 한 생명이 떠나가면 또 다른 생명이 태어나고, 그 안에서 인간은 슬픔을 배우고 사랑을 되새깁니다. 현수의 가족처럼 우리 모두는 기쁨과 상실을 동시에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현수는 아버지의 병실 앞에서 늘 망설였습니다. 문을 열지 못하고 몇 번이고 돌아서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그 망설임은 두려움이 아니라 미안함이었습니다. 아버지에게 더 잘하지 못했다는 후회, 그 마음은 저 역시 공감했습니다. 부모님의 노년을 지켜보며 느끼는 복잡한 감정이 이 영화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감정의 무게를 억지로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관객이 스스로 느끼도록 여백을 남겨두었습니다. 죽음을 마주한 아버지가 웃을 때, 그 웃음이 왜 슬픈지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습니다. 감독은 관객의 감정을 신뢰했습니다. 그 덕분에 영화는 더 진심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영화는 ‘지금 살아 있음’의 의미를 돌아보게 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 평범함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깨달았습니다. 라디오에서 현수가 말하던 대사, “오늘도 당신의 하루가 누군가의 굿 뉴스이길 바랍니다.” 그 문장은 단순한 방송 멘트가 아니라, 살아 있는 모든 이에게 건네는 위로였습니다.
4. 다시 보며 느낀 마음
이 영화를 다시 보면서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 가족들이 모이면 우리는 늘 같은 말을 합니다. “이 좋은 세상, 아빠도 조금만 더 사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 말이 나올 때마다 웃음과 눈물이 함께 났습니다. 아버지는 늘 가족을 먼저 생각하셨던 분이었습니다. 아픈 와중에도 “괜찮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하셨습니다. 그런 모습이 영화 속 만식과 겹쳐 보였습니다.
설경구 배우가 병실 문 앞에서 멈춰 서서 아버지를 바라보던 장면에서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그의 눈빛 속에는 ‘사랑합니다’와 ‘미안합니다’가 동시에 있었습니다. 저도 마지막 순간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때의 저는 너무 어려서, 떠나가는 아버지에게 ‘사랑한다’는 한마디를 끝내하지 못했습니다. 그 미안함이 마음 한편에 오래 남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영화의 장면 하나하나가 마치 제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굿 뉴스>는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사랑의 이야기였습니다. 감독은 이별을 ‘끝’이 아닌 ‘연결’로 보여주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현수가 라디오에서 말했습니다. “누군가 떠나도 사랑은 계속됩니다.” 그 대사를 듣는 순간, 마치 아버지가 제게 말해주는 듯했습니다. ‘나는 괜찮다. 너는 잘하고 있다.’ 그 말이 마음 깊숙이 울렸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저는 이별의 의미를 조금은 다르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별은 사라짐이 아니라 기억의 다른 형태였습니다. 사람은 떠나도 사랑은 남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 우리를 매일 살아가게 만듭니다. 이 영화가 제게 남긴 건, ‘그 사랑이 바로 굿 뉴스’라는 깨달음이었습니다.
5. 관객들이 자주 물었던 이야기
- Q. 어디서 볼 수 있나요?
A. 2025년 현재 쿠팡플레이와 wavve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 Q. 실화인가요?
A. 직접적인 실화는 아니지만, 감독 조은지의 실제 경험과 요양병원 인터뷰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 Q. 결말은 슬픈가요?
A. 결말은 눈물이 나지만, 슬픔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마지막은 ‘감사’와 ‘사랑’으로 닫히며 관객에게 위로를 남깁니다. - Q. 어떤 연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나요?
A. 설경구 배우의 침묵 연기가 압권이었습니다. 대사보다 눈빛으로 모든 감정을 표현했습니다. - Q. 부모님과 함께 보기 괜찮을까요?
A. 네, 가족과 함께 보기 좋은 영화입니다. 세대를 넘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 Q.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A.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며, 살아 있는 모든 순간이 ‘굿 뉴스’라는 점입니다.
※ 본 글은 개인적 경험과 감상을 중심으로 작성된 콘텐츠이며, 불법 스트리밍·다운로드 링크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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