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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특성화고 현장실습이 만들어낸 비극, 그리고 그 뒤에 감춰진 시스템의 책임을 묻는 이야기였습니다.

0. 영화 기본 정보 및 핵심 요약
핵심 요약: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의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무책임을 고발한 사회 드라마였습니다.
1. 줄거리
전주의 한 특성화고 학생 소희는 졸업을 앞두고 학교의 추천으로 대형 통신사의 콜센터 현장실습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정직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출근하지만,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상담 시간은 분 단위로 통제되고, 고객의 폭언에도 미소를 유지해야 했습니다. 실적이 낮으면 교사와 상사가 함께 불려 가 꾸중을 듣는 시스템 속에서 소희는 점점 지쳐갔습니다.
어느 날, 회사의 무리한 압박과 책임 회피가 겹치면서 소희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자 형사 유진(배두나)이 수사에 착수합니다. 유진은 현장실습 제도와 하청 구조, 학교의 무관심이 얽힌 복잡한 현실을 마주하며 진실을 추적했습니다. 영화는 소희의 이야기를 넘어서 ‘누가 다음 소희를 만들고 있는가’를 묻는 질문으로 나아갔습니다.
스포일러 포함: 결말 바로보기
유진은 수사 끝에 학교와 기업이 모두 실적을 위해 학생을 희생시킨 구조적 문제를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법적으로 책임을 지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또 다른 실습 공고를 바라보는 유진의 표정은, 여전히 같은 구조가 반복되고 있음을 암시했습니다.
※ 영화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지만, 특정 인물을 모티브로 한 실화 영화는 아닙니다.
2. 제작 비하인드: 감독의 의도와 제작 배경
정주리 감독은 2016년 전북에서 발생한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망 사건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감독은 다큐멘터리 수준의 조사와 취재를 진행하며 학생, 교사, 부모, 기업 담당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완성했습니다. 영화는 단순히 피해자의 이야기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회가 얼마나 구조적으로 무책임한 지를 드러내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촬영은 전주와 인천의 실제 콜센터와 학교를 모델로 한 세트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인공조명을 최소화하고, 차가운 형광등 톤을 유지함으로써 감정노동의 삭막한 현실을 시각적으로 구현했습니다. 배두나는 “이 영화는 슬픔보다 분노의 감정이 컸다”라고 인터뷰에서 밝히며, 형사 유진 역을 통해 구조적 문제를 파헤치는 인물의 차가운 시선을 표현했습니다.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초청된 이 영화는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영국 가디언은 “현대 한국 사회가 청년에게 요구하는 희생의 민낯을 드러낸 수작”이라고 평했고, BFI는 “청소년 노동의 착취 구조를 감정적 과장 없이 사실적으로 그렸다”라고 호평했습니다.
3. 심층 분석: 영화가 던지는 사회적 메시지
다음 소희는 개인의 비극을 통해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보여주는 영화였습니다. 영화 속 학교는 학생을 보호하기보다 취업률을 높이는 데 집중하며, 기업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학생을 값싼 노동력으로 활용했습니다. 이러한 구조가 만들어낸 결과가 바로 소희의 죽음이었습니다.
콜센터는 단순한 노동 현장이 아니라 감정노동의 최전선이었습니다. 감독은 좁은 공간, 반복되는 벨소리, 수십 개의 통화 기록을 통해 피로감이 누적되는 현실을 시각화했습니다. 청소년 노동의 현실을 감정적으로 호소하지 않고, 오히려 차분한 시선으로 담은 것이 영화의 힘이었습니다.
형사 유진의 캐릭터는 사회적 양심의 상징이었습니다. 냉정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그녀의 태도는 감독이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대변했습니다. 결국 이 영화는 ‘한 개인의 죽음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얼마나 무책임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4. 영화 총평: 나의 경험과 재관람의 가치
처음 영화를 보았을 때는 차분한 전개 속에서도 분노가 느껴졌습니다. 현실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이라는 점이 마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특히 소희가 점점 무기력해지는 과정을 보는 내내, 사회가 얼마나 냉정하게 개인을 외면하는지를 절실히 느꼈습니다.
두 번째로 볼 때는 감독의 연출 의도와 세세한 장면들이 더 명확히 보였습니다. 콜센터의 형광등 빛, 유진의 눈빛, 교무실 벽의 문구까지 모든 디테일이 상징처럼 다가왔습니다. 재관람을 통해 느낀 것은 이 영화가 단순한 사건극이 아니라, ‘이 시대의 보고서’라는 점이었습니다. 감정적인 슬픔보다 사회를 향한 문제 제기로 남는 영화였습니다.
조용하지만 울림이 강한 영화였습니다. 소희의 이야기는 끝났지만, 그 질문은 여전히 현재형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5. FAQ: 자주 묻는 질문 8가지
- Q. 이 영화는 어디서 볼 수 있나요?
A. 2025년 현재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 Q. 실화 기반인가요?
A. 실제 전북의 현장실습생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입니다. - Q. 폭력 또는 민감한 장면 수위는 어떤가요?
A. 자극적인 폭력 장면은 없지만 정서적으로 무거운 분위기가 지속되므로 청소년 관람 시 보호자 지도가 필요합니다. - Q. 단순한 장르 영화로 볼 수 있나요?
A. 사회고발 성격이 강해 일반 드라마보다는 현실 보고서에 가깝습니다. - Q. 부모 시선에서 본 의미는 무엇인가요?
A. 어른 세대가 청소년을 지켜주지 못한 사회의 책임을 성찰하게 만듭니다. - Q. 비슷한 추천작이 있을까요?
A. <벌새>, <소년 시절의 너>, <우리의 20세기>처럼 성장과 사회 문제를 함께 다룬 영화들이 있습니다. - Q. 재관람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A. 인물의 시선과 공간의 활용, 조명 색감 변화를 중심으로 보면 감독의 메시지가 더욱 명확하게 느껴집니다. - Q. 지금 다시 볼 가치가 있나요?
A. 네. 여전히 유효한 사회적 문제를 다루며, 지금의 청년 세대에게도 강한 울림을 주는 영화입니다.
6. 현실 속 '다음 소희들' – 부모로서 느낀 안타까움
이 영화를 보며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현실에서도 같은 비극이 반복되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중 2021년 10월 전남 여수의 한 요트 업체에서 현장실습 중이던 특성화고 3학년 학생이 작업 도중 숨졌습니다.
[경향신문 보도](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110141725011)
경찰과 해경은 안전 관리 준수 여부를 조사했고, 선주(업체 대표)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5년을 선고받았지만, 아직도 비슷한 일은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뉴스를 다시 읽으며 영화 속 장면들이 떠올랐습니다. 소희의 책상, 이어폰을 꽂은 귀, 수화기 너머 들리는 고객의 목소리, 그리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 영화는 그 모든 현실을 담담하게 보여줬습니다. 부모로서 저는 마음이 먹먹했습니다. 아이의 꿈을 응원하던 손이 결국 아이를 위험으로 내모는 사회 구조의 일원이었음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저 실습이니까’, ‘배워야 하니까’라는 말로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혼자 버티고 있었을까요.
엄마의 입장에서 이 영화를 보는 것은 고통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눈을 돌리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건 누군가의 이야기이기 전에, 언젠가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 소희가 생기지 않기 위해서는, 학교와 기업만이 아니라 부모 세대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우리 아이가 단지 실습생이 아니라 ‘존중받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을 절감했습니다.
영화 다음 소희는 단순히 슬픈 사건을 다룬 작품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 부모가 반드시 봐야 할 영화였습니다. 화려한 장면도, 감정 과잉도 없었지만 그 담담함이 더 크게 가슴을 때렸습니다. 엔딩이 올라가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소희가 아닌, 우리 사회가 사라진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는 마음과 가슴이 아파왔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 경험과 해석을 담은 영화 리뷰이며 상업적 목적이 아닙니다.
OTT 정보는 2025년 기준이며 이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표현은 포함하지 않았으며, 본 글은 공익적 비평 목적에 기반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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